요즘 나는 작은 행복을 모으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예전에는 무언가 특별하고 커다란 일이 있어야만 ‘행복하다’고 느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다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문 틈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을 볼 때,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실 때, 길가에서 발견한 이름 모를 꽃을 볼 때… 그 순간들이 하나하나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얼마 전에는 정말 우연히 친구와 함께 동네 벼룩시장에 다녀왔다. 사실 기대도 별로 안 하고 간 거였는데, 의외로 즐거운 순간들이 가득했다. 친구와 서로 어울리지도 않는 모자 써보고 깔깔대며 웃고, 오래된 책 더미 속에서 어릴 적 봤던 동화책을 발견했을 땐 둘 다 동시에 “우와!” 하고 외쳤다.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그렇게 별거 아닌 하루가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그날 집에 돌아오는 길, 햇빛에 반짝이는 나뭇잎들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이 들었다. ‘행복은 거창한 게 아니구나. 그냥 이렇게 웃고, 걷고, 이야기 나누는 것들이 바로 행복이구나.’ 사실 알고 보면 우리 삶엔 매일매일 그런 작은 기쁨들이 숨어 있다. 단지 우리가 너무 바빠서, 혹은 너무 먼 것만 보느라 지나치는 것뿐이다.
며칠 전에는 혼자서 도전해보고 싶었던 홈베이킹을 해봤다. 유튜브에서 ‘초간단 바나나 머핀 만들기’라는 제목만 믿고 따라 했는데, 간단하긴커녕 주방이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밀가루는 바닥에 쏟고, 계란은 너무 세게 깨서 옷에 튀고, 결국 오븐 안에서 머핀은 조금 타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실패가 재미있었다. 혼자 주방에서 엉망진창이 되면서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래도 나 해봤잖아!’라는 생각에 괜히 뿌듯하기도 했다.
그 머핀은 친구에게도 하나 줬다. 타서 못 먹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괜찮다며 맛있게 먹어줬다.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실수를 웃으며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 실패마저 즐겁게 만들어주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행복하다.
가끔은 하루가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마음을 조금만 열어보자. 오늘 아침에 들은 새소리, 마트에서 계산할 때 점원이 건넨 웃음, 좋아하는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순간… 그런 것들이 우리 하루를 충분히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나는 앞으로도 ‘작은 행복 수집가’로 살고 싶다.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 소소한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담아가고 싶다. 누군가와 나누며 더 크게 웃고, 실패도 재미로 기억하며, 하루하루를 더 즐겁게 살아가고 싶다.
오늘도 행복을 발견했다.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당신에게도 이 즐거움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당신도 당신만의 작은 기쁨을 발견했으면 한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빛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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